협동조합은 천사들의 조직이 아니다

협동조합 강의나 컨설팅 요청이 오면 정중히 사양하는 편이다. 내가 잘 모르기도 하지만, 협동조합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컨설팅을 했던 어느 조직에 대한 마지막 조언에 이런 생각을 피력했다.

모범적인 협동조합이 되었다고 해서,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갈등은 협동조합의 동반자입니다. 사람이 운동을 하면 쉽게 피곤해지듯이 협동에는 반드시 갈등이 수반됩니다. 아픔 없는 성장 없듯이 갈등이 없는 조직은 없습니다. 문제는 갈등 그 자체가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는 힘입니다. 그 힘은 흔히들 말하는 존중, 배려, 이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그럴만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협동조합은 천사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심으로 가득찬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갈등을 해결하는 힘은 존중, 배려, 이해가 아닙니다. 이기적이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타인도 나와 똑같은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협동조합의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인정’입니다. 그것이 바탕이 될 때, 이들은 위기에 강한 협동조합이 될 것입니다.

내가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감정이 메마른 사람일지 모른다. 부디 내가 틀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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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알아야 할 사업의 성공 방정식

먼저 아웃스탠딩의 기사를 보자면…
“왜 직방은 욕먹을 각오하고 안심중개사 정책을 질렀나”

그러니까 직방의 성공 방정식을 굳이 요약하자면…

전월세 시장에서 고객이 불편한 점을 단순무식(?)하지만 효과적으로 해결했더니 그것이 직방이 잘 하는 일이 되었고, 시간이 지나 성장을 하려니까 기존의 단순무식한 솔루션이 비용이 많이 들어서 플랫폼으로 전환을 시도했고, 그러다보니 솔루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안심중개사란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고, 투자받은 돈을 쏟아부어서라도 이 부분을 강화하고자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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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요약하면, 고객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니까 그게 강점이 되었고, 강점을 더 강하게 해서 고객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 쪽, 즉 효율적으로 가겠다는 것임.

이걸 다시 제가 강의할 때의 표현으로 정리하자면… 필요한 일(해야할 일)을 잘 하면 그것이 곧 성공 방정식임.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청춘들이여~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사회에서 필요한 일일 때, 우리의 사업이 잘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선 순위는 사회에서 필요한 일이지요. 왜냐하면 아무리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도 세상에서 필요하지 않은 일은 지속할 수가 없으니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는 청춘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럴 땐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일들을 닥치는대로 해보세요. 그중에 반드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길거고 그러다보면 내가 잘 하는 일이 될거에요~

퐈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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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의 모순

비오는 날이면 불편해서 손님이 안 온다며, 전통시장에 아케이드를 설치한다. 그러나 비오는 날이면 사람들은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꺼려한다. 짜장면 짬뽕 배달이 늘어나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발상지는 전통시장의 경쟁자인 대형마트다. 비를 맞지 않고도 장을 볼 수 있는 마트를 따라하는 것이다. 이것이 경쟁의 오류다. 일반적으로 경쟁자를 선정하면 그 경쟁자를 모방하게 되면서 결국 경쟁자와 비슷한 형태가 만들어진다.

이런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전략이 ‘차별화’다. 차별화라는 것은 ‘경쟁자보다 더 낫다’가 아니라 ‘경쟁자와 무엇이 다르다’를 얘기하는 것이다. 전통시장이 아무리 마트를 따라간들 마트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어봤자 결국 마트보다 조금 못한 환경을 만들 뿐이다. 전통시장은 오히려 전통시장답게, 마트와는 완전하게 다른 모습을 갖춰야 한다. 그것이 차별화다.

다른 관점에서 봐도 결론은 같다. 생선, 채소, 정육을 자연광인 햇빛에서 보는 것과, 조명 아래서 보는 것은 때깔이 다르다. 사진을 찍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1년 중에 비오는 날, 그것도 장을 주로 보는 오후 시간대에 비오는 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 몇 일을 위해 수많은 날에 햇빛을 가리는 것이 아케이드다. 아케이드를 해서 비오는 날 매출이 오르는 것과, 햇빛을 가려서 매출이 감소되는 것과 비교하면 손익 계산이 나오지 않을까. 아케이드를 해서 조도가 낮아지니까 다시 LED 조명을 달고, 시간 지나면 보수하고… 이럴 바에 차라리 그 돈으로 비 안 오는 날에 더 장사가 잘 되게 하는 방법을 강구하는게 생산적이다.

추석이 지난 다음이긴 하지만, 텅 빈 시장을 바라보니 아케이드를 걷어버리고 싶은… 쓸모없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날엔 포장마차에서 후두둑후두둑 비떨어지는 소리에 쏘주나 한 잔 하는 것이 제격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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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알았다

‘관심’이란 단어를 무심결에 써왔다.

사회복지의 홍보 강의 준비를 하느라 사전을 찾아보니, 그런 뜻이 아니더라.

관關의 뜻에 ‘관계하다’가 첫번째로 있더라. 關心이란 관계의 마음 또는 마음의 관계가 아닐까.

관심은 받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란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나마 다행이다. 아직 써먹을 날이 많이 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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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현 사민부쟁

不尚賢 使民不爭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為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어진 사람을 높이지 않으면 백성들이 서로 다투지 않게 되고
얻기 어려운 재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백성들이 도둑질하지 않게 되며
바랄 만한 것을 보이지 않으면 백성의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된다.
<노자 도덕경 3장 중에서>

예전에 어느 테마파크의 마케터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담배나 소주처럼 사람들에게 안 좋은 것을 권하는 것보다, 가족이 와서 행복해하는 테마파크의 마케터인 것이 행복하다.”

마케터로써 자신의 상품에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이면도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때마침 그 친구는 아빠와 함께 오면 할인을 하는 행사를 성공리에 마친 상황이었다. 내가 물었다.

“나는 그 행사를 보며 서러웠다. 이미 오래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다 큰 나도 그런데 만약 어린 누군가가 그걸 봤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 해 본 적 있는가?”

물론, 어떻게 모든 사람을 다 배려할 수 있겠는가.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다만 한 번 정도 생각을 해보자.

나는 오늘 마케팅이라는 미명으로 누군가에게 바랄만한 것을 보이지 않았을까. 그것을 보이지 않았다면 누군가는 현재에 만족하며 살 수 있는데, 혹시 내가 그 사람에게 부족을 느끼게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사람의 인생에 다툼이 생기지 않았을까.

나는 내일 마케터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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