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에 전주에서 열린 글로컬상권 프로젝트 출범식에 다녀왔습니다. 글로컬상권 프로젝트는 중기부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상권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저는 로컬브랜드 상권과 글로컬 상권 선정 평가위원 자격으로, 선정된 팀을 소개하고 제언을 하기 위해 참석했습니다. 이날 발표한 자료와 내용을 간략히 소개드립니다.
상권이 죽고 사는 이유에는 '길'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상점가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 주변으로 상점이 들어서며 상권을 형성합니다. 지하철역이나 대형집객시설이 들어서면 그 주변으로 상점가에 활기를 띄게 되죠. 요즘엔 유명 맛집이나 이쁜 카페가 생겨도 그 주변으로 상권이 만들어집니다. 흔히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하죠. 상권 자체가 유명해지면 상권에 브랜드가 생기고 지역의 산업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길이 살면 상권이 살고 길이 죽으면 상권도 죽습니다. 중기부는 이런 상권의 성장 단계별로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 '로컬브랜드 상권', '글로컬 상권'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 사업은 5개팀이 선정되었습니다. 상주 함창 명주마을, 충주 관아골, 양양 Halifornia, 강릉 미드타운, 제주 모모마을 세화리. 글로컬 상권은 3개 팀이 선정되었습니다. 수원 공존공간, 전주 크립톤, 통영 로컬스티치. 선정된 8개팀 모두 상세한 지역 분석과 담대한 계획을 멋지게 제시했습니다.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몇 가지 당부를 드렸습니다.
로컬브랜드 상권과 글로컬 상권에 선정된 팀과 지역을 위한 제언
첫째,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는 지역을 살리려는 청년과 서울로 떠나려는 청년의 진검승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상점이 모여 상권이 되고 상권이 지역의 산업을 형성하면 일자리와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생기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습니다. 로컬브랜드와 글로컬 상권은 지역의 청년들에게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둘째, 그런 의미에서 '도른 자'와 '떠날 자'의 대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도전하기에 '도른 자'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혁신과 창조는 세상의 기준으로 가늠할 수 없는 사람들이 주도 했습니다.
셋째, 사소해 보이는 요소들이 만나서 토네이도와 같은 창발효과를 만듭니다. 지역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청년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상점을 30년 동안 지켜온 상인도 있고 아직 세상에 발을 딛지 못한 청년도 있습니다. 지역 곳곳에 있는 빛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경청하고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토네이도가 생깁니다.
넷째,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고 브랜드는 고객의 마으에서 만든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사업 대상의 상권과 지역을 충분히 돌아보되, 상권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상권이 되어야 합니다.
다섯째, 사고 싶은 지역을 넘어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는 곳이 곧 사는 곳입니다. 소비가 자신의 삶을 대변하는 시대입니다. 상품을 사는 사람에게 자부심을 제공하면 상점과 상권에 자부심이 생기고, 상권과 지역에 자부심이 생기면 사업을 추진하는 팀에게도 자부심이 생길 겁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도른자들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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